서비스 기획자 관점에서 기획하는 법
서비스 기획자는 전략에서부터 끊임없이 다음과 같이 되묻습니다.
"그걸 어떻게 할 건데?"
단순한 개선안에서 그치지 않기 위해서 이런 질문을 반복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어떻게'의 How 포인트를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자주 사용하는 모바일 앱이나 서비스에 대한 개선사항과 개선 방안을 만들어보라고 하면, 대부분 평소 자신이 사용하면서 겪었던 불편 사항들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기획을 하게 됩니다. 저도 카카오톡 '펑' 기능을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냈을 때 제가 개인적으로 사용하면서 느꼈던 생각이나 불편했던 점을 기반으로 개선안을 냈었죠.
하지만 근거 없는 pain point 나열은 고객센터에 문제사항을 제기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데요. 우리의 기획이 설득력 있기 위해선 세 가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1. UX와 비즈니스 모델까지 생각한다.
UX를 생각한다는 것은, 나 혼자만의 경험으로 기획의 논리로 만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도그냥의 서비스 기획 스쿨의 첫 수업 과제로 자주 사용하는 모바일 앱 분석 사례로 CGV를 선택했던 두 학생이 있었습니다. 2017년 당시 CGV 앱 메인에는 '예매 기능'과 '광고 영역' 위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A학생은 영화에 대한 리뷰와 매거진 위주의 콘텐츠 중요성을 강조하며 앱 메인의 광고 영역을 줄이고 콘텐츠 배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B학생은 CGV의 앱이 광고나 영화 콘텐츠로 인해 예매 본연의 기능이 강조되고 있지 않으므로 예매 기능 확대를 주장했습니다.
두 주장 모두 설득력이 있어 보이는데요. 하지만 이는 서비스 기획이라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두 수강생 모두 '본인을 기준으로 한 서비스 이용 목적'이 기획의 근거가 됐기 때문인데요. 자신의 이용 경험을 기준으로 추측하는 것은 근거 없는 가설일 뿐 논리적인 기획이 될 수 없습니다.
논리적 방향성을 지닌 기획안이 되려면, CGV 앱을 이용하는 다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사용자 조사를 통해 앱 사용 목적을 이해하고 기획의 방향을 결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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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비즈니스 모델까지 생각한다는건 어떤 걸까요?
네이버는 광고회사입니다. 초창기 네이버의 메인화면은 경매나 선착순 방식의 광고구좌 영역으로 판매되어 왔습니다. 네이버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광고 위주의 메인 화면 배치는 검색 엔진으로써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졌는데요. 광고에 대한 회사의 방향성이 바뀌게 되었고, 네이버는 구글과 같은 단순 검색기능만 있는 메인 화면으로의 개편을 시도하게 됩니다.
이렇듯 단순히 '구글처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나아갈 방향성에 맞는 기획안을 고려하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까지 생각하는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개발 환경과 비용까지 생각한다.
사실 저는 이 부분이 제일 어렵게 느껴진 대목이었어요. 개발 지식이 충분하지 않은 주니어 기획자가 개발 환경과 비용을 고려하기란 쉽지 않으니까요. 다만, 저는 이 부분을 읽었을 때 기획자가 개발 공부를 개발자만큼 해야 한다! 가 아닌, 개발자들과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으로 기획의 방향을 잡아가야 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C학생은 '씀'이라는 발제 글쓰기 앱을 분석했습니다. 글쓰기 후 발행 기능밖에 없던터라, '임시저장'과 '자동저장' 기능 추가를 제시했는데요. 당연히 글쓰기 기능에는 임시저장과 자동저장이 있어야지! 생각하며 저도 꼭 필요한 기능이라 생각했습니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입장으로선 열심히 노력해서 쓴 글이 잠깐의 실수와 컴퓨터 결함으로 인해 삭제되는 것만큼 마음 아픈 게 없어요. 지금도 임시저장을 틈틈이 누르며 포스팅을 하고 있으니까요! ㅎㅎ
하지만 도그냥은 단순해보이는 기능 추가일지라도 서비스 기획 관점에서 놓고 본다면 쉬운 결정이 아니며 두 가지의 이슈를 정의 내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첫째, 완성된 글 데이터와 임시저장 데이터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둘째, 임시저장으로 인해 증가할 쓰레기 데이터의 처리와 비용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정의내리실건가요? 위 두 가지 이슈를 정의 내린다고 할지라도 추가된 기능에 따른 비용이 회사 전체 이익에 도움이 되는지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씀' 앱의 수익구조는 발행한 글을 묶어서 도서 출판으로 얻은 수익을 제외하고는 수익모델이 없는 상황으로 새롭게 '임시저장' 기능을 위해 비용을 투입하기란 어려운 실정입니다.
즉, 새로운 기능을 넣고자 할 때도 서비스 기획자는 단순히 기능적인 목표만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서비스 개선방향이 프로덕트 전체에 미치는 영향과 비용을 생각해야 합니다.
3. 서비스 전체의 선순환을 생각한다.
선순환구조란,
데이터의 입력과 순환을 통해 서비스 전체의 기반을 잡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wanted는 업계의 연차별 연봉 데이터를 공개함으로써 유저를 확보하는 것이 메인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학생 D는 두 가지 문제점을 제시하며 wanted의 연차 범위 수정 선택 서비스를 제안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연차를 1년, 2년, 3년 이렇게 딱 떨어지게 말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회사에서도 모집 공고를 낼 때 3~5년 차와 같이 연차 범위로 공고를 내고 있다는 것이었는데요.
따라서 연차별 회사를 조회할 때 연차 범위로 조회 가능한 기능을 제안한 것이죠.
하지만 정확한 연차별 연봉데이터는 원티드의 자산입니다. 데이터 선순환 구조를 위해 연차 범위 선택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죠. 범위 조회 기능보다 정확한 연차별 연봉 데이터가 원티드를 이용하는 주된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정리하자면,
서비스 기획자의 관점은 단순한 '불편'에서 머물면 안됩니다. 눈에 보이는 pain point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서비스 기획자의 기획은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 개발환경과 비용, 서비스 전체의 선순환 구조까지 고려하는 시각을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위 내용은 책 『현업 기획자 도그냥이 알려주는 서비스 기획 스쿨』을 참고하여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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