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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숏폼 '펑' 사용기와 개선 아이디어

shunin 2024. 6. 24. 23:06

카카오톡 숏폼 '펑' 사용기와 개선 아이디어

카카오톡이 2023년 '펑' 기능을 출시하며 숏폼에 도전장을 내밀었는데요. 카카오톡과 숏폼의 mix&match는 저에게 신선한 도전 정신을 가져다 줬답니다! 하지만 '펑'은 출시 당시 이슈 트래픽에 비해 실 사용률이 저조한 상황입니다. 

 

얼마 전 친구에게 '펑' 써봤냐고 물어봤는데 그게 뭐냐고 되묻더라고요. SNS를 꾸준히 즐겨하는 친구였음에도 카카오톡의 신규 기능 '펑'에 대해서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했어요. 저는 카카오톡 친구가 1200명이 넘는데 하루에 올라오는 펑은 평균 1-2개 사이였습니다. 또한 지인들이 올렸던 펑의 미리 보기 이미지가 크게 흥미롭지 않았어서 따로 들어가 보지 않았던 거 같아요.  

직접 확인한 '펑' 사용률


카카오는 왜 '펑'을 도입했을까?

카카오톡은 국내 1위였던 어플 이용자 순위가 유튜브, 인스타그램의 강세로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있는데요. 또한 카카오의 2023년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8.9%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18.6% 감소한 1,223억 원이었습니다. 따라서 이탈한 유저들의 영업 이익분을 메꾸기 위해선 남은 이용자들의 카카오톡 체류 시간을 늘려 광고 매출을 올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카카오는 양방향(오픈채팅), 비지인(오픈채팅), 비실시간(카톡 '펑')과 같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통해 연락처 기반 폐쇄 네트워크에서 SNS 같은 비지인 네트워크로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대표적 변화로 카카오톡 친구탭 개편을 통해 타임아웃 콘텐츠인 펑을 출시했습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와 같은 기능으로 24시간만 노출되는 콘텐츠가 특징입니다. 이는 단순 메신저 기능을 넘어 인스타처럼 SNS로 기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보이는데요.

 

카카오톡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0대 유저의 활용 메신저 다양화와 유튜브의 강세로 꾸준히 하락하고 있으며, 이에 이용자 락인(Lock-in)을 위해 SNS 기능을 추가했다고 해요. '펑'은 숏폼 트렌드에 맞춰 동영상이나 사진을 업로드한 후 텍스트나 이모티콘을 추가할 수 있는 방식이었어요. 이는 미래 카카오톡 주요 고객이 될 z세대를 유인하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이를 반영하듯 출시 초기에는 15~24세 유저의 호응도가 높았다고 해요. 


'펑' 사용방법을 알아보자

원하는 친구와 보다 더 가볍게 소통하는 법
24시간 동안 더 가볍고 재미있게! 카카오톡 펑으로 내 생각과 일상을 공유해 보세요. 내가 선택한 친구들에게만 보여줄 수 있어 보다 즐겁고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어요. (카카오톡 설명서 소개글)

 

 

'펑'은 카카오톡 main 화면 친구 탭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펑 만들기를 클릭하면 하단에 있는 아이콘을 통해 사진, 영상을 업로드하거나 배경지를 선택한 후 일상이나 생각을 공유할 수 있어요.

 

사진으로만 밋밋하다면 상단 버튼을 선택해 텍스트, 이모티콘, 스티커 등으로 일상 표현을 다채롭게 할 수 있답니다. 저는 스티커의 trend 부분이 흥미로웠는데 요즘 감성의 힙한 스티커들이 많았어요!

 

완성된 '펑'의 공개 범위를 설정할 땐, 전체 친구/ 선택 친구/ 나만 보기 세 항목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때 전체 친구의 제외할 친구에서 멀티프로필 친구 전체와 채팅방을 선택해서 제외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어요.  

 

공개 범위를 설정할 때 1000명이 넘는 친구 중 '펑'을 보여줄 친구 한 명씩 고르기가 번거로운데, 멀티프로필이나 채팅방 제외 기능을 활용하면 조금 더 편리하게 '펑'을 공개할 수 있을 테죠!

 

내가 올린 콘텐츠가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만큼 슬픈 일은 없겠죠. '펑'을 올린 후 나의 펑에서 왼쪽 하단 영역을 클릭하면 나의 펑을 조회하거나 리액션을 보내준 친구를 확인할 수 있어요. 인스타그램 스토리 기능에서도 누가 내 스토리를 봤는지 친구 목록을 살펴보는 사람들도 많거든요! 

 

올라온 펑에 메시지를 남기면 친구와의 1:1 채팅방으로 연결됩니다. 공감 리액션은 따로 채팅방 연결 기능을 제공하지 않아요. 펑을 통해 채팅으로 이어지게 되면서 카카오톡 체류 시간이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저는 아직 펑을 통해서 채팅까지 이어 나가본 경험이 없어요. 

 

첫 '펑'을 게시해보았습니다

 

단 한 명 남자친구를 위한 펑 사용기!ㅋㅋㅋ

 

잘 나온 사진을 골라 남자친구에게 인사하고 월요일을 극복하자는 메시지가 담긴 trend 스티커를 붙인 펑입니다. 누가 볼세라 1명만 친구로 선택해서 노출시켜 봤어요. 문제는 하루가 다 지나가는 상황에 남자친구가 제가 '펑'을 올린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건데요. 따로 카톡 홈 피드를 들어가지 않는 편이라 몰랐다고 해요.

 

하루종일 같이 카톡했지만 오후 9시에 전화로 '펑'봤어?라는 질문에 그제서야 확인하고 오겠다고 하더라고요(ㅋㅋㅋ) 채팅창만 확인하다보니 홈 피드에 '펑'이 있었는지 몰랐고, 펑 챕터를 접어뒀다고 하더라고요. 추후 서비스 이용 구조 및 접근성을 개선할 필요성을 느낀 대목이었습니다.  


사용하며 느낀 점

1. 카카오톡 이용 목적과 '펑' 기능의 상충성

카톡을 처음 사용할 당시엔 가족, 친구들의 연락처로만 프로필이 채워졌었어요. 대학교에 들어가고 사회생활을 하게 되자 일로 만난 사이의 연락처가 추가됐습니다. 현재 카톡 친구 비율을 봤을 때 지인 30%에 비지인 70%로 구성되어 있어요. 이런 이용 특성은 개인 간 편차가 크기 때문에 일반화할 수 없습니다만, 비지인의 비중이 지인만큼 증가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테죠. 

 

'펑'은 출시 의도에서 알 수 있듯 나의 일상과 기분을 가까운 사람들에게 공유하는 기능이에요. 하지만 '펑' 기능을 사용하기엔 카카오톡을 단순히 지인 간의 연락 메신저로 인식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업무용 메신저 기능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카카오톡에 일상을 공유하기에는 다소 심리적 거리감이 생기게 되는 거죠. 인스타그램이 지인 위주의 친구 구성인 것을 봤을 때 스토리와 펑의 이용 목적이 차이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2. 공개 범위 설정의 번거로움

앞서 말했듯 카톡 연락처에 비지인이 70%를 차지하고 있다 보니 '펑'에 공개 범위를 설정할 때 제외해야 할 친구를 설정하는 것이 번거로운 절차로 느껴지게 됩니다. 물론 한 번 설정을 하게 되면 설정값이 유지되지만 1000명이 넘어가는 친구를 분류하는 초기 작업에 불필요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어요. 멀티프로필과 채팅창 제외 기능이 있지만 이 역시 직접 설정을 해야 해요. 

 

3. Main 화면에 잘 들어가지 않는 사용습관

최근 카카오는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할 수 없지만 카카오톡 프로필 업데이트 표시 기능으로 Main 화면 친구 탭 MAU가 2023년 말 1000만 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고 합니다. 하지만 Main 화면을 이용하지 않는 유저가 더 많은 상황인데요. 현재 '펑'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선 Main 화면에서의 접근만 가능하므로 다경로로 펑 접근성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저의 경우 홈 화면은 프로필을 바꾸거나 접속 종료 후 처음 들어가게 되는 페이지로서만 사용하고, 이후에는 채팅 menu에 대부분의 사용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개선 사항 idea

1. 펑 업로드 한 프로필 활성화 모드

인스타그램 비즈니스 계정을 활성화하기 위해 꼭 해둬야 되는 설정이 있는데요. 바로 1일 1 스토리입니다. 이유는 스토리를 올렸을 때 프로필에 무지개 띠지가 형성되며 프로필이 활성화되고 이는 유저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타 프로필과의 차별화를 둘 수 있는 기능으로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 업로드 시 활성회되는 무지개링

 

카톡에서도 마찬가지로 '펑'을 업로드한 프로필이 무지개와 같은 시각적 요소로 활성화되어 있다면 꼭 메인 화면에 들어가서 펑을 확인하지 않더라도 채팅 창에 보이는 프로필로 바로 들어가 볼 수 있어서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2. menu에 '펑' 릴스화 기능 구현

지금 카카오톡 하단 메뉴를 보면 주력으로 삼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홈 화면의 광고, 채팅창 위의 상단 광고, 오픈채팅 광고와 쇼핑 수수료인데요.

 

인스타그램은 카카오톡처럼 DM으로 SNS 기능을 하고 있지만 릴스 메뉴란을 통해 1 depth 만에 무한 릴스 스크롤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도 short 메뉴란이 있어 1 dpeth 만에 다양한 쇼츠를 연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죠.

 

물론 메인 화면에 업데이트한 프로필 하단에 '펑'이 위치해 쉬운 접근성을 보여주지만, 펼침/접기 기능이 있어 사용자에 의해 노출이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기존 '펑'의 노출을 유지하되 카카오톡 플랫폼상에 업로드된 '펑'을 무작위로 계속 볼 수 있어야 숏폼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않을까요?  이를 놓고 본다면 카카오톡에서 '펑' 기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하단 메뉴 구성을 변화시킬 준비가 되어 있을지도 궁금하네요!

 

3. 비(非)지인 '펑' 랜덤 노출 기능

2번에서 언급했듯 숏츠로서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비지인 영역의 '펑' 노출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의 경우 지인보다는 비지인(인플루언서, 비즈니스 계정) 스토리를 보는 경우가 더 많은데요. 최근 인스타그램 스토리 사용 현황을 살펴보면 일상 공유와 함께 정보 공유 기능이 강화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카카오톡이 '펑' 기능 강화를 위해선,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와 같은 사용자의 '펑'에 담긴 일상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거나 조회수가 높은 '펑' 중 외부 노출을 허용한 콘텐츠에 한해 무작위 노출을 시키는 것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Z 세대를 유입하고 유저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 메신저 기능에 숏폼을 추가한 시도는 신선한 발상이었습니다. 펑을 직접 사용해보면서 어떤 depth에 있더라도 펑으로의 접근성이 높아져야하며, '펑' 자체 기능 고도화보다 카카오톡 기존 플랫폼사용 목적과의 융화에 더 많은 기획력이 투입돼야 한다 생각했습니다. 

 

오늘 포스팅은 개인의 의견이 담뿍 담겨있다보니 정확환 근거에 의한 피드백 요청이 절실히 필요하답니다! 그래서 카카오톡 서비스팀에 제 포스팅과 의견을 보내보려해요. 혹시나 답이 온다면 이후 포스팅에서 카카오팀의 피드백을 담아보도록 하겠습니다!